편집실에서

10월-73호 조회 수 2308 추천 수 0 2005.11.01 01:30:13
고대문화 *.152.10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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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넥타이의 프락치 님에게

파아란 하늘이 마치 연대 프락치를 생각나게 하는 가을입니다. 아마 총장님도 하늘을 보고 프락치 님을 생각하고 계시겠지요.

프락치 님, 왜 파란 넥타이를 매고 오셨나요. 총장님이 나라도 버리고 민족도 버리고 막걸리를 버려도 파란색에 대한 공포는 버리지 못했다는 것을 모르고 계셨나요. 아무리 가지고 있는 양복에 파란 넥타이가 잘 어울린다고 해도, 아닌 것은 아닌 겁니다.

혹은 프락치 님은 연대가 고대인 줄 알고 잘못 왔을 수도 있을 겁니다. 아니, 틀림없이 그랬을 겁니다. 붉은악마 사이에서 울트라니뽄이 눈에 띄는 것처럼 그것은 명명백백한 사실이니까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고대와 연대가 라이벌 관계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9월이 되면 여기저기 걸리는 빨갛고 파란 현수막은 TV를 보는 한국사람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르셨다구요?

아직까지 프락치가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만, 한편으로 이 사회가 생각보다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파란 넥타이의 프락치 님이 우리에게 준 유일하게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파란 넥타이 그 단 하나의 실수로 우리에게 밝혀진 프락치의 정체, 우리는 잊을 수 없습니다. 어윤대 총장님이 모두가 지나칠 뻔하던 그 사실을 폭로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더욱 더 고난의 가을을 보낼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아아, 또한 잊지 않아야 할 것은 당신이 여기 온 이유입니다. 파란 넥타이를 매고 오지 않았던들, 당신이 목적한 바를 조금이나마 성취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일입니다. 당신이 정통대에서 얻어가려고 시도했던 것들, 그러나 결국에는 총장님이 지켜낼 것들을 새겨두어야 할 것입니다. 학과통폐합이라는“시대의 흐름”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 이 페이지에, 그리고 이 책 곳곳에 이번 가을에 겪었던 끔찍한 경험의 일부들을 새겨놓도록 하겠습니다. 어 총장님의 탁월한 안목을 드러냄과 동시에 당신의 결정적인 실수를 우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번 학과통폐합 때까지 건강하시길 빕니다.

덕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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