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하루에 1억씩!

9월-72호 조회 수 2030 추천 수 0 2007.04.10 02: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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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억씩!


다시 가을이다. 그리고 다시 고연전 (각주 : 혹은 연고전.) 의 계절이 왔다. 다시 잠실에서는 축구, 야구, 농구, 럭비, 그리고 아이스하키 경기가 있을 것이다. 다시 신촌과 안암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응원을 할 것이고, 술을 마시고 기차놀이를 할 것이다.“ 연대 바보”,“ 고대바보”서로를 비꼬면서도 서로를 위한다는 말들을 주고받을 것이다. 다시 엘리제는 하늘을 날아다니고 방방곡곡에 북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다. 그래서 올해도 다시 고연전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듣는 사람도 즐겁지 않고, 하는 사람도 그리 즐겁지 않은 이야기를.

고연전 이야기. 고연전의 돈 이야기.

정기전 명목으로 지원되는 돈의 출처는 학생회비, 총학생회 지원금, 학교의 지원금, 외부 스폰비, 교우회 등 모두 5곳 정도가 있다. 총학생회는 한 학기 학생회비 약 1억 3천만 원 중 4분의 1에 가까운 2850만원을‘고연제 지원금’으로 응원단에 지원한다. 또한 총학생회는 응원단 지원금과 별개로‘고연전 행사비’로 1600만 원을 지급한다. (각주 : 2004년 기준) 고연전을 사랑하는 학교 역시 고연전을 위해‘고연제 행사지원비’로 5300만 원을, ‘고연제 공식행사비’로 약2500만 원을 지원한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그리고 고연전의‘꽃’, 응원단에 단복 구입비 1500만 원을 더 내놓는다. 이 외에도 여러 기업이나 단체, 상점 등에서 외부 스폰이 들어오지만, 이 돈에 대해서는 응원단이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고연전 기간에 참살이길에 걸리는 현수막들이 각 가게마다 응원단에 12만 원 정도를 후원하고 걸리는 것이라는 정도다. 교우회 또한 고연전을 위해 많은 돈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 돈 역시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교우회가 5개 운동부에 총 5천만원의 후원금 2003년 기준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작년 예산 결산안을 보면 체육진흥비라는 명목으로 11억이 지출된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사용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연전에 관련해 상당한 금액이 소요됐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다. 여기까지 고연전에 들어가는 돈을 합산하면 규모를 추정할 수 없는 외부 스폰금과 체육진흥비는 제외하더라도 1억 8750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연전 그 자체가 존재의 이유라는 응원단의 몫으로 지급되는 예산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응원단이 지원받는 돈 역시 출처가 다양하다. 응원단은 학생회비에서 250만 원, 학생지원부에서 차입금 1000만 원, 고려이벤트 700만 원, 체육위원회 지원금 50만 원, 호응회 지원금 100만 원, 교우회장 지원금 200만 원, 안암 1학기 지원금 380만 원 등을 지원받는다. 그 외에 장학금으로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근로 장학금이 650만원(5명), 교우회에서 350만 원(1명) 받게 된다. (각주 : 이 모든 내역은 2004년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 응원단 예산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응원단에게 돌아가는 돈은 모두 3680만원이다. 물론 여기에는 응원단원에게 지원되는 장학금도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학내단체가 장학금을 예산으로 모두 쏟아 붓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장학금 역시 응원단 예산에 포함하는 것이 맞다.

이제 응원단 지원비를 포함하여 고연전에 들어가는 돈을 모두 계산해 보면 2억 2430만원 (각주 : 거듭 이야기 하지만 이 돈은 외부 스폰금과 체육진흥비를 제외한 금액이다.) 이라는 답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이 돈들은 모두 온전히 고연전을 위해서 쓰이는 돈이다. 사실 응원단이 고연전에 들어가는 예산의 사용 내역을 대부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고연전에 돈이 어디에 얼마나 들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응원단이 학생회비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충당한 몇 개의 항목들이다. 이 돈들은 스피커(천만 원), 인쇄물(850만 원), 응원용 봉지(223만 원), 현수막 (308만 원), 피켓(70만 원), 고연전 특수비행선 (백만 원)을 구입하는데 쓰였다고 한다. (각주 :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전학대회)에 보고된 2004년 2학기 응원단 예산보고서 기준.)

혹자는 고연전이라면‘2억 2천만 원, 까짓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기해야 할 것은 이 돈들이 모두 단지‘이틀’을 위해 쓰인다는 사실이다. 학내 동아리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2억 2천만 원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는 돈인지 더 절박하게 다가온다. 학내 동아리의 예산분배나 비품지원을 지원하는 동아리연합회의 경우, 교비에서 한 학기당 천만원 정도의 돈을 지원받는다. 이 돈은 모두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위해 쓰이는데, 각 동아리 당 9만 원 정도가 돌아갈 수 있을 뿐이다. (기억하시라. 응원단의 예산은 3680만 원이다.) 동아리들이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9만 원으로 한 학기를‘버티는것’은 무리이다. 예를 들어 동아리 연합회에 소속되어있는 인라인스케이트 동아리는 보호 장비 없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또한 풍물패나 노래패들은 마땅한 연습 공간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연습할 때마다 눈치를 봐야만 한다. 심지어 동연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한 밴드부는 동방이 없어 사비를 들여 학교 밖 사글세방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동아리 회원들이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달라고 학교에 아무리 요구해도 학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런 학교가 이틀의 축제, 고연전에는 돈을 아낌없이 지원한다. 자그마치 2억 2천만 원이나!

남은 이야기, 혹은 더 이어져야할 이야기.

물론 당장 고연전을 중단하고 그 예산을 동아리에게 돌리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신나게 즐기기 위해 엄청난 돈이 쓰이고 있으며, 그 돈은 우리의 피 같은 등록금인 동시에 좀 더 절실한 곳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아리는 그 수많은 가능성 중의 하나일 뿐이다. 사실, 학교가 돈 쓰는데 인색한 부분이 어디 동아리뿐이던가.

이렇게 돈에 인색한 학교가 단지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재미있게 놀라고 돈을 대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학교는 고연전이 최대한 모두가 주목하는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고연전에 열광하면 열광할수록, 혹은 고연전을 동경하면 동경할수록‘고려대학교’라는 상품의 가치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학교는 고연전을 성대하고 뽀대나는 축제로 만들려고 총력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 그 귀중한 돈들이 응원의 함성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다.


편집위원ㅣ한내ㅣtalentn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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