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솔직한 고연전을 위한 어려운 이야기

9월-72호 조회 수 2513 추천 수 0 2007.04.10 02: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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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고연전을 위한 어려운 이야기


내가 고연전에 딴죽을 걸며 오만가지 이야기를 한 것도 올해로 벌써 7년이 된다. 이 기간동안 내가 계속해서 딴죽을 걸 수 있었다는 것은 고연전이 해마다 점점 더 못해졌음을 뜻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자면 했던 얘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의 반복이기도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새로 나온 구전민요다.

아무튼, 고연전이라는 이름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단지 당신과 우리의 욕망을 해소해 줄(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해소해 주리라 믿고 싶은) 그 무엇일 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연전이 연고전이어서는 안되고, 약국에서도 고연을 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연전이 이름이기 때문이다. 폭력/변태/부패 교원이 자기를 꼭 선생님이라고 부르게 한다거나, 아들! 아들! 하던 옛 사람들이 딸 이름을 종말이라고 짓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고연전이란 이름이 연고를 고연으로 만들 만큼의 욕망덩어리인데도 지금의 고연전은 그 고연전이란 이름에 붙여지는 의미들을 거부한다는 점이다‘. 그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말아달라’고 하고‘그냥 두 학교 학생들끼리 노는’것으로 봐달라고 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고연전은 일제에의 대항이고 독재정권에의 대항이었다…’와 같은 의미가‘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신 장군님’쯤으로 이해되기에 나오는 말인 것이다. 그렇기에“고연전 그거 학벌 강화 잔치 아니냐~!”하는 물음에“우리를 학벌로만 보지 말아주셔요.”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의 여러 가지 사건들이 드러나면서 소위 명문대라는 곳이‘공부로 잘난 애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재수좋고 부모 잘 만나면 개나 소도 가서는 제 이익만 찾을 수도 있는 데’라는 걸 알아버린 사람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고연전 의미 찾기가 이제는 변명찾기로 변하고 말았다.

여기에 오늘날과는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고연전이 존재한다. 대학생이라는 특권적 위치에서 지식의 공공성을 실천하고 인간의 동등성을 추구했던 시기에는 굳이 인정받으려 들지 않아도 사람들이 인정하는 축제로서, 저항의 장소로서 고연전은 기능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고대와 연대는 민중과 함께하려는 적극성은 커녕 사회가 지식의 공공성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 마저도 이기적 특권을 고수하려 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준 미달의 축제 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주변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 용납될 리 만무하다.

고연전은 외부적 기능면/내부적 작동면에서 모두 파시스트 선동 집단의 문화적 수준을 가진다(이에 대한 논증을 하는 것은 지난 내 7년에 대한 결례이기에 과감히 생략하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왜 그런가에 대해서 알고자 하시는 분은 학생회관 2층 생활도서관에 오셔서 고대문화 과월호나 불한당 따위를 들추어 보시면 좋겠다). 따라서 여성이나 장애는 당연히 안중에도 없고, 경기장에서 자기 팀의 사기를 돋우는 응원으로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일상이자 생활로서 요소 요소에서 폭력적이고 획일적인 행동을 강요함과 동시에 그 자체로 추구한다.

우리 모두는 욕망의 시대에 살기에 광기는 너무도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욕망의 시대는 일대일 대응의 시대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교환되지 않은 조건은 거부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앞서 말한 바와 같이‘그저’축제를 즐기는 것이라면 조용히 학교 안에서 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이‘고연전’은 조용히 학교 안에서 하는 순간,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의미가 상실되고 말기에 새로운 모습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안티 고연전이 있는 것이다. 안티 고연전은 기존의 고연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거품 빠진 고연전이다. 사기치지 않는 고연전. 그것이 광기 충만한 시대에 가장 적절한 현상이다. 고연전을 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수용될 수 있는 조건부터 세워라. 1+1이 2가 되기 위해서는 10진법을 전제해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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