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교사'로서의 자긍심 심기
- 김상무 교수님의 <교육학개론>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저는 이번 2월에 졸업을 할 예정인 역사교육과 학생입니다. 학부 기간 동안 졸업에 필요한 학점들을 적당히 채우고 나니, 설레는 졸업이 기다리고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제 대학생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강의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다른 학우들에게 고등학생 때와는 다른 대학수업만의 매력을 전하고자 짧은 추천 하나를 하고자 합니다. 역사교육과 전공과목 중에도 좋고 재미있는 강의들이 많지만 전공수업을 추천하기엔 범위가 협소한 측면이 있어-아무래도 해당되는 학우들의 수가 적다보니-범위를 조금 넓혀 교직과목으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사실 교양과목을 추천하는 것이 더욱 좋지만 교양은 그리 많이 듣지 않아서 추천하기가 곤란하네요). 교직과목이라 하면 사범대생들이나 교직이수를 하는 일부학생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만, 교육에 관심을 가진 학우들이 들었으면 하는 수업을 제대로 추천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생각합니다. 제가 추천할 과목은 김상무 교수님의 <교육학개론>입니다.


우선 <교육학개론> 수업이 무엇인가에 대해 먼저 설명을 드릴게요. 이름만봐도 파악이 되시죠?  ‘개론(槪論)’수업은 그 학문이나 전공에 도입하기 위해 개설해 놓은 과목입니다. 교육학개론도 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교사가 되고자 하는 예비교사들 혹은 교육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교육학의 큰틀을 제시하는 강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육학은 범위가 상당히 넓어 한학기 동안 교육학을 전부 훑어보기는힘듭니다. 그래서 교육학개론 수업에서는 교육학의 각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이론들만 추출해서 보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수업도 그럴 것이라 예상하며 수강신청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첫 오리엔테이션에서 수업의 70~80% 가량을 학생들의 주도로 진행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많이 놀랐습니다. 이 수업은 소위 학점관리에 용이한 수업-강의식이면서 과제는 적고 발표도 안하는 수업-이 아닙니다. 학생들의 발표가 수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과제도 있고 시험도 있는, 학생들이 쉽게 넘어갈 만한 수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수님의 교육에 대한 관점도 놀라웠습니다. 교육학 이론을 하나 더 익히는 것보다 현장에서 교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한다며 전해주셨던 내용은 아직도 제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습니다.


이 수업은 ‘교육심리, 교육사회, 교육평가, 교육행정…’등의 광범위한 교육학 전반을 훑는다는 교육학개론의 전체적 맥락을 따르고 있으나, 교육학의 개괄적 내용뿐만 아니라 각 파트마다 나타나는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꼭 다루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교육평가의 발표를 맡았는데, 교육평가 파트에서는 ‘객관식 시험은 정말 공정한 시험인가?’, ‘평가에서의 동점자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논쟁거리가 될 만한 하위주제들이 수업에서 다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단순히 학생들의 발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발표 후 학생들 각자가 해당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심화∙확장 됩니다.


사실 저는 소심해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토론을 듣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과정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제가 이 수업을 좋아했던 이유는, ‘관점이 있는 수업’이었기 때문입니다. 교수님 본인도 자신의 관점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강요하신 것은 아니었지요. 교수님이 경계했던 것은 아무 관점 없이 교육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을 들을 당시 홍세화 씨가 ‘이 땅의 교사는 분노할 줄 모르는가?’라는 칼럼을 쓰셨는데, 교수님께서 수업에 맞춰 이 칼럼을 복사해 학생들에게 나누어준 후 읽고 생각해 볼 시간을 주셨습니다. 사실 교사를 시시한, 혹은 적당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교수님의 ‘관점’에 대한 강조는 교사를 꿈꾸던 저에게 ‘생각하는 교사’의 자긍심을 심어주셨습니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인간으로 대할 수 있는 교사. 부조리한 교육현실에 눈감아버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교사. 가끔씩 교사가되어 매너리즘에 빠질 때, 이 수업을 떠올리면서 자신을 채찍질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지난 기억을 더듬어 생각나는 대로 신나게 이야기하다 보니 빠진 것이 있네요. 위와 같은 수업들은 전부 교수님의 열의가 전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편하게 수업하려면 복잡한 과제나 발표 없이, 그리고 교수님 개인의 관점을 여과 없이 풀어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은 다소 돌아가더라도 바람직한 방법과 방향을 고안하셨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일정이 어긋나는 바람에 기말시험이 한 주 정도 늦춰진 것이 이 수업의 작은 문제이기는 했지만, 강의계획서에 제안한 내용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전해주신 그 노력을 오히려 높게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많은 학생들이 교직과목은 고학년일 때 듣는 것이 임용고시에도 도움이 되고 학점도 잘 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들어본 입장에서 이 수업은 고학년들에게도 유익하지만, 대학생활을 처음 시작하거나 적응해가는 저학년들이 들으면 더욱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하는 것이 힘들었고 필기하고 외우는 데 익숙해져버린 제 두뇌가 대학에 와서는 조금 바뀐 것을 느낍니다. 거기에는 대학에서의 학습방식이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그 학습방식 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깊게 인상을 준 것이 바로 교육학개론 수업이었습니다. 대학에서 많은 고민하시고, 기회가 되면꼭 교육학개론 수업을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김재숙 | 역사교육과05 | aoichan@korea.ac.kr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제한 크기 : 2.00MB (허용 확장자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1 3월-93호 고대문화 2009년 3월호 목차 file 꼬뮌 2010-02-09 6666
140 3월-93호 고대로 보는 사진 : 학생회관, 홍보관 리모델링 file 꼬뮌 2010-02-09 7052
139 3월-93호 대자보리뷰 : 2009학년도 고려대 입시 부정의혹 file 꼬뮌 2010-02-09 6731
138 3월-93호 학내 - 학내단체소개 : 장애인권위원회 file 꼬뮌 2010-02-09 6599
137 3월-93호 학내 : 막걸리대학교의 중심에서 FM을 외치다 file 꼬뮌 2010-02-09 7252
136 3월-93호 만평 file 꼬뮌 2010-02-09 7287
135 3월-93호 기획 - 교육 연대기 : 학생은 들러리? 자유전공학부 논란을 되돌아보다 꼬뮌 2010-02-09 6594
134 3월-93호 기획 - 교육 연대기 : 일제고사, 우리 집 불구경 꼬뮌 2010-02-09 7606
133 3월-93호 기획 - 교육 연대기 : 진짜 학생으로 꼬뮌 2010-02-09 7421
132 3월-93호 중간화보 : 언론탄압 file 꼬뮌 2010-02-09 7449
131 3월-93호 기획 - 언론탄압: '너'의 자유가 아닌 '우리'의 자유를 위하여 꼬뮌 2010-02-09 7019
130 3월-93호 기획 - 언론탄압 : 우리 모두의 '언론 공공성 사수'는 무엇인가 꼬뮌 2010-02-09 7268
129 3월-93호 학외: 비극을 대하는 자세에 대하여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부치는 글 file 꼬뮌 2010-02-09 6735
128 3월-93호 연재 - 철학 : 철학함의 눈으로 본 비판의 대상 꼬뮌 2010-02-09 5813
127 3월-93호 연재 - 역사: 장일순 - 원주에서 살다 꼬뮌 2010-02-09 5335
126 3월-93호 연재 - 의료: 의료에 시장주의가 도입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 꼬뮌 2010-02-09 5920
125 3월-93호 만화: 짐승의 시대 file 꼬뮌 2010-02-09 6709
124 3월-93호 미디어비평 : 이상한 나라의 신데렐라가 이 세상을 사는 법 file 꼬뮌 2010-02-09 5484
123 3월-93호 만화평 : 스펀지밥에게 소환마법을 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file 꼬뮌 2010-02-09 9093
122 3월-93호 영화평 : 켄 로치, 단순하지만 가장 절실한 치유 1. 케스(Kes, 1969) file 꼬뮌 2010-02-09 6101
» 3월-93호 강의평: '생각하는 교사'로서의 자긍심 심기 - 김상무 교수님의 <교육학개론> 꼬뮌 2010-02-09 6106
120 3월-93호 고대토론마당: 네트워크 사용자 인증제 꼬뮌 2010-02-09 5593
119 3월-93호 독자투고: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벗어나자." 원주 생활협동조합 방문기 file 꼬뮌 2010-02-09 5516
118 3월-93호 이대로 괜찮겠어? : 용산, 그곳 이전의 기억부터 시작하자 꼬뮌 2010-02-09 5660
117 3월-93호 편집실의 세상보기: 발로 차주고 싶은 휴지통 file 꼬뮌 2010-02-09 6829
116 12월-98호 [편집실의 세상보기]2009 루저의 난 꼬뮌 2010-01-02 7458
115 12월-98호 [독자투고]근대문학의 종언과 학생운동의 종언 꼬뮌 2010-01-02 6169
114 12월-98호 고대토론마당 : 풍물패의 연습 공간 문제 꼬뮌 2010-01-02 6462
113 12월-98호 [강의평] <프랑스혁명과문학> 수강사 file 꼬뮌 2010-01-02 7668
112 12월-98호 [서평]통일 누아르와 분단 상업주의 file 꼬문 2010-01-02 563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