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돌고 도는 총학생회 선거지만, 올해는 선본이네 개나 출마하여 모처럼 활기가 넘칠 듯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학교 분위기는 그 어느 선거철보다도 조용했고, 선거일정 막바지와 개표에 즈음해서는 후보자들끼리 분쟁이 일어나고, 오차로 인해 투표함들이 연이어 무효처리 되는 등 불미스런 일들이 연이어 터졌습니다. 어지러운 사건들을 바라보며, 학생회의 쇠퇴에‘학생사회의 무관심’만을 반복해 탓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스쳤습니다.
예년에 비해 선본은 많이 나왔지만, 지금까지 학생사회에 제기되었던 수많은 모순점들을 극복하지는 못했을 뿐더러, 담론들은 몇 해 전의 모습으로 퇴행했다는 점이 크게 다가옵니다. 이번 선거판엔‘소통’을 외치는 목소리는 참 많았지만, 가느다란 한 가닥 실을 타고 들려오는 그 소리는 다소 공허하게 느껴졌습니다. 학생사회의 요구와 이야기들은 구체화되지 못하고, 소통이라는 한 단어만이 공중을 떠돌 뿐이었습니다.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실천하겠다는 단 하나의 공약만으로 어필할 수 있는 풍토는 어떻게 등장한 것일까요? 고대문화는 선거의 열기가 차츰 식어가는 지금, 이러한 이야기들을 다시 꺼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