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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상처 입은 ‘녹색’
- 우리는 다시 녹색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
이유진 | 녹색연합 정책위원 | leeyj@greenkorea.org
기후변화 위기 시대, 떠오르는 ‘녹색정치’
2010년 서울의 날씨가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1월에는 104년만의 폭설로 도시 전체가 마비되었고, 4월에는 낮 최고기온 7.8℃로 관측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5월, 애타게 기다리던 봄이 드디어 왔나 싶더니, 곧바로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으로 들어섰다. 기후변화에 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2007년 발표한 보고서, 즉 “기후 시스템의 온난화는 지구 평균기온과 해수온도 상승, 눈과 빙하의 융해, 평균 해수면 상승 등의 관측 자료를 통해 명백히 나타난다”라는 내용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국내외적으로 ‘녹색성장’이 화두이다. 2008년 폴란드에서 열린 14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인류는 기후변화와 세계경제 위기라는 두 가지 위기를 함께 풀어야 합니다. 이것은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통한 ‘녹색성장’을 통해 가능한 일입니다”라고 연설했다. 독일과 영국이 앞장선 유럽은 이미 기후변화 대응이 주요 정치 의제가 되었다. 유럽은 친환경기술과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서 이미 선도적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녹색성장’을 추구한다. 그는 ‘미국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통해 석유와 대기업에 의존한 거대한 에너지 산업을 저탄소 에너지산업으로 전환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저탄소 녹색성장’이 유행이다. 정부 정책 중에 ‘녹색’이라는 단어가 안 들어간 정책이 없고, 지하철과 버스 광고판은 ‘녹색성장’ 홍보물로 가득 차 있다. 바야흐로 녹색의 시대가 왔다. 그런데, 이 ‘녹색’이 정말 ‘녹색’이 맞을까?
‘원자력’과 ‘4대강 사업’으로 굴러가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8월 15일, ‘신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발표했다. 2012년까지 연간 10조원을 기후친화산업에 투자하고, 청정에너지, 녹색기술과 산업을 지원하며, 에너지 자립률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녹색성장 패러다임은 늘 갈등과 긴장관계에 있는 ‘경제’와 ‘환경’이 함께 갈 수 있다는 비전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매우 건설적인 대안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선언을 구체화시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과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을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비전이 반영된 ‘녹색’ 정책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은 에너지저소비-저탄소사회구현, 탈화석에너지화, 그린에너지산업 성장동력화, 에너지 자립과 복지 실현이라는 4대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원 종류별 계획을 살펴보면, 화석에너지 비중을 현재 83%에서 2030년 61%까지 축소하고, 원자력에너지는 14.9%에서 27.8%로, 신재생에너지는 2.4%에서 11%로 확대할 계획이다. 결국, 원자력에너지 확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은 기후변화 적응 및 에너지 자립, 신성장동력 창출, 삶의 질 개선과 국가위상강화 등 3대전략 이행에 5년간 총 107.4조원(2009-2013)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런데, 총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후변화 적응 및 에너지 자립’ 분야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그 예산의 63.7%를 차지한다. 결국 녹색성장을 지탱하는 두 바퀴가 ‘원자력’과 ‘4대강 사업’인 것이다. 문제는 두 사업 모두 녹색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녹색이 아닌 이유
1) 친환경 청정에너지로 둔갑한 ‘원자력 발전’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2006년 기준으로 연간 2억 2천 6백만TOE석유환산톤(Ton of Oil Equivalent)을 뜻한다. 석유 1톤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1석유환산톤(TOE)이다.[편집자 주]로 세계 10위이며, 전세계 에너지의 약 2.1%를 소비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석유수입 세계 4위, 석탄수입 세계 2위, 천연가스 수입 세계 8위 국가이며, 에너지의 97%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2005년). 에너지 위기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의 대외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요관리 정책을 펼치고,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총에너지수요가 연평균 1.1%씩 증가해 2030년 3억 4십만TOE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6년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32%나 증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증가하는 에너지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늘려나간다. 정부는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2기를 추가로 건설해 모두 32개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2022년 전체 전력부문에서 원자력 설비비중은 33%, 발전량 비중은 48%로 확대된다. 우리나라 전력 생산의 절반을 원자력이라는 단일 에너지원이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도 문제가 된다. 또 공급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펴면 국민들의 에너지 소비는 더욱 증가하게 된다.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 한, 어떤 방법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저탄소’ 사회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
정부는 고유가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 발전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라늄 채굴·정련·해체 등 전 과정을 고려하면 원자력 발전이 저탄소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없다. 더불어 원자력에너지는 사고의 위험과 핵폐기물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올해 6월 완공을 목표로 경주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을 건설했지만 부지에 연약지반이 나타나 공사는 30개월이나 연장되었다. 더욱이 우리는 ‘고준위방사성 폐기물’ 처분이라는 훨씬 더 어려운 숙제를 앞두고 있다. 우라늄이 고갈 자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전 건설과 폐기에 들어가는 돈을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원자력 발전의 미해결 난제들 때문에 핵산업계의 끊임없는 로비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원자력발전을 청정에너지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만 유독 ‘녹색’ 옷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에너지는 오히려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확산을 막는다. 에너지수급 계획에서 원자력 비중이 커질수록, 그만큼 에너지 효율개선과 재생가능에너지 확산에 필요한 돈과 노력과 시간을 빼앗아간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지구의 벗’은 핀란드가 올킬루오토 3호기에 지난 8년간 쏟아 부은 15억 유로(2조 8000억원)를 풍력발전에 쏟았다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용량의 발전소가 이미 가동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급중심의 중앙 집중적인 에너지체계를 고착화시키고, 비효율적인 에너지수급체계를 강화하는 원자력 발전 비중확대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
2) 강을 파괴하는 죽음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기후변화에 대비한 신개념 치수정책’이자, ‘녹색성장’의 대표주자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22개의 대형 보를 설치해 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고, 제방을 쌓으며, 5.7억㎥의 골재를 준설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물을 가두고 강바닥의 골재를 대량으로 파헤치면 한국의 강은 심각한 수질 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신음하게 된다. 지금도 공사현장에서 환경영향평가에 누락된 단양쑥부쟁이나 수달과 같은 멸종위기 동?식물 종이 발견되어도 정부는 아랑곳없이 24시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는 하등 관련성이 없다. 오히려 대규모 토목개발 사업으로 인해 화석에너지를 과다하게 소모하며 강과 수변지역, 습지를 훼손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일 뿐이다. 만약 4대강 뱃길을 활용해 교통 분야의 온실가스 절감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면 철도건설과 대중교통에 투자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와 같은 재해위험 대비 차원에서 4대강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도 옳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홍수는 주로 지천이나 도심 저지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홍수 관리를 위해서는 지천을 관리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4대강 사업은 그 자체로 대규모 환경 파괴사업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에 한해 국가 예산의 8%에 달하는 22조 2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민생복지, 철도건설 등 공공사업의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 절차 역시 4개월 만에 졸속으로 마치고, 4대강 전역에 있는 문화재 조사는 3개월 만에 진행되어 수많은 문화재가 물에 잠기게 될 상황이다. 일본의 민주당 정권은 그동안 토건국가의 오명을 벗기 위해 “콘크리트에서 인간으로”를 외치고 있지만 한국은 일본보다 더 깊숙이 토건국가의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녹색성장 한다면서 왜 전국의 불도저가 다 강과 하천에 들어가 있냐”는 어느 기자의 통탄처럼 강변과 강물 속에 살고 있을 생명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제방공사를 하지 못한다. 4대강 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3) 가정, 상업, 공공분야에만 집중된 온실가스 감축
영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법으로 명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5년 단위로 탄소 예산안을 세우고 있다. 2001년부터 기업의 에너지 사용에 대해 기후변화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감축목표를 달성한 기업에 대해서는 기후변화세의 80%를 면제해 주고 있다. 항공과 해운에 대해서도 규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독일도 1999년 ‘환경친화적 조세개혁 도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경세(Eco-Tax: 석유세, 전기세)를 도입해, 에너지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독일 정부의 정책은 지자체와 기업, 시민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인지하고, 실행하는데 명확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9년 11월 17일, 온실가스 중기 감축 목표(2020년)를 2005년 대비 4%감축(BAU배출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는 비의무감축국(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설정할 때 택하는 지표다. BAU 대비 값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의 전망치를 기준으로 환산된다.[편집자 주] 대비 30%감축)으로 결정하였다. 세계에서 9번째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고, 누적배출량도 세계 22위인 국가의 목표로서는 초라하지만,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는 우리사회에서 누가, 얼마나, 어떻게, 온실가스를 줄일 것인가를 결정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84.3%가 에너지부문에서 발생한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전력생산이 가장 많은 35.5%를, 산업 부문 소비가 31.3%, 수송 19.8%, 가정상업 11.3%, 공공기타 0.9%로 나타났다. 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까지 포함하면 국내 에너지 소비의 60%를 산업부문이 차지하고 있어, 산업부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산업부문의 감축잠재량이 낮고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감축 할당량을 건물과 교통 분야대책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결국 건물과 교통 분야에 규제를 가하게 되면, 가정과 상업분야에 더 많은 감축량이 할당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사회적 부담이 가정과 상업, 즉 시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지워져서는 안 된다. 산업계를 제외하고서는 제대로 된 온실가스 감축 결과를 도출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산업계로 하여금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도록 규제정책과 보상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국가 온실가스 중기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계와 가정, 상업 분야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 더불어 에너지 과소비 산업구조 개편, 교통정책, 건물정책, 도시 정책을 통해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녹색일자리는 어디에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는 2009년 11월, 향후 5년간 녹색일자리가 전 산업의 평균적인 일자리 증가율(1.3%)보다 빠른 속도(6.0%)로 증가하여 2013년에는 녹색일자리 규모가 약 81만개(08년 대비 약 20만개 증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녹색일자리야 말로 경제와 환경을 아우르는 대표 정책이기에, 정부의 녹색성장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청년실업은 날로 심각해지고, 재생가능에너지와 환경산업 부분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재생가능에너지보다는 원자력발전소 4기 수출로 인해 원자력부문 인력이 대거 충원된다고 한다. 교통부문에서도 ‘녹색’교통으로 자임하는 철도와 전철분야에서는 노동자들의 해고 소식만이 계속해서 들려온다.
철도부문에서 여객이나 화물 수송 분담률이 1% 증가하면 연간 5,595억원의 에너지 소비 절감효과가 나며, 연간 309억원의 CO² 배출저감 효과가 발생한다(환경정책평가연구원, KEI). 그러나 2008년 교통시설 투자를 살펴보면 도로부문이 50%에 이르고, 철도는 그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2009년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예산투입으로 철도 부문에 원래 책정되어 있던 예산에서 6,873억원이 줄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원자력에, 철도는 4대강에 밀리면서, 창출되는 일자리는 ‘일용직 토목건설’ 부문이다. 이것을 ‘녹색일자리’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 청년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미래를 찾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다시 녹색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녹색성장은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런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녹색성장’이기에 제발 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녹색성장의 핵심 정책이 ‘원자력’과 ‘4대강 사업’이 되면서, ‘녹색’은 없고 ‘성장’만 남았다. 녹색의 가치가 퇴색한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그린워시(Green Wash)라고 한다. 그린워시는 기업이 ‘환경’ 경영을 하는 것처럼 광고를 내보내면서 ‘녹색’ 이미지로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만 그린워시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그린워시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린워시를 판단하는 기준 중에는 주력사업이 아닌 주변부의 ‘안전한’ 사업을 선전해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것도 포함된다. ‘2030년 신재생 에너지 사용비율 11% 확대’라는 비전 뒤에 숨어있는 핵발전소 확대정책은 사실은 그린워시다.
국가의 정책의지는 법, 조직, 예산으로 표현된다. 법과 조직과 예산에 진정한 녹색이 스며들어야 한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분야에서는 획기적이고도 확고한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을 펴면서, 원자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책에 대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 정부가 에너지 세제를 기후 친화적으로 바꾸고, 에너지 가격을 에너지 효율과 환경비용을 반영해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 더불어 경제정책의 녹색화가 필요하다. 재정과 조세, 산업, 교통, 국토개발에 녹색의 정신이 스며들어야 한다. 산업·교통·물류·건축 전반에 저탄소 사회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달성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4대강을 완전히 파헤치고, 생태계를 절단내는 거대 토목사업을 중단하고, 생태계 복원과 강 살리기로 전환해야 한다. 녹색일자리를 창출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해 취약계층의 사회적 안전망은 더욱더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성과를 굳이 하나만이라도 찾으라면, 한국사회에 환경과 경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이다. 공무원, 기업인, 시민, 학생들이 적어도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녹색’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더 많이 토론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 녹색성장 정책의 ‘녹색가면’을 벗기고, 진짜 ‘녹색’을 추구할 수 있다. 진짜 ‘녹색’은 비 온 뒤의 청량한 5월의 산과도 같다. 생명의 녹색이다. 저 빛깔을 아무리 녹색페인트로 칠한다 한들 똑같이 흉내낼 수가 없다. 우리 사회가 적어도 생명을 품은 ‘녹색’과 성장에 대한 무한 욕망을 품은 ‘녹색’은 구분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진짜 ‘녹색’을 찾아서 일궈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