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7
판 화 | 이 윤 엽 | www.yunyop.com

운전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돈 받아 드립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본다.
지금 세상을 그보다 더 짧게 선명하게
표현한 문구가 또 있을까.
“돈 받아 드립니다”라는 플래카드 뒤에 서 있을 것 같은
등짝에 문신을 한 조폭 아저씨가
금방이라도 나의 방문을 두드릴 것 같다.
우리는 불안하다.
오늘과 내일이 불안하고
다음 달이 불안하고 내년이 불안하고
노후가 불안하고 내 자식의 미래가 불안하다.
돈을 꾼 적이 없어도 “돈 받아 드립니다”라는 귀신이 일상의 곳곳에 떠돌고 있고
자본에 익숙한 우리의 영혼을 늘 두드리기 때문이다.
